국립 광주박물관대학 건축강좌_세계의 건축
사람 그리고 건축 

11월 말쯤인가… 사무실로 전화한통이 왔다. 1년에 한번씩 국립 광주박물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하는 대학강좌가 있는데 올해는 세계의 건축이라는 주제로 강좌가 개설되어 있었다고 했다.. 10강중 마지막 강좌를 앞두고 섭외되었던 건축가 한분이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인하여 수술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다급히 강의청탁을 다시 알아보는 중인데 강의를 맡아 달라는 전화였다. 강의 예정일이 불과 4일 남짓 남았는지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거절을 하게 되었는데.. 지속적으로 요청이 들어왔다. 마지막 강좌를 앞두고 박물관측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결국 강의의 주제나 형식등을 물어보고 내가 할수 있는 것인지 여쭤 본다음 청탁을 수락하게 되었다.

150명 정도의 대학강좌 수강생들이 강당에서 강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9강까지 많은 훌륭하신분들이 강의 했던 내용도 살펴 보았다. 나는 학자도 아니고 남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그일을 통해 집을 지어왔던 과정, 그 결과물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강의자료를 준비하기로 했다. 내용이 딱딱하지 않아야 할것 같아서 글보다는 사진과 이미지로 자료를 만들었고 강의 내내 수강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만 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 그리고 건축,
소통하는 과정으로 진화하는 건축, 과정이 결과에 미치는 그 힘으로 집을 짓다

수강자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니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들이였고 평소에 건축에 관심이 많은 분들, 또는 앞으로 집을 지어야하는분들, 건축을 문화로서 교양을 쌓으려는 분들 다양했던 것 같았다.
이제는 예전과 다르게 건축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건축계에서 건축가들이 올바른 건축을 이야기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건축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과 인식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자리를 통해 건축가들이 친근하게 그들이 이해할수 있는 언어로 다가갈수 있어야 한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던 터라 나로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였다.

첫 인사가 가장 어렵다. 첫인사는 일어서서 공손하게..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강의하는 사람도 수강자도 물 흐르듯 말이 나오고 귓속에 들리는 그 순간이 있다.

건축가는 1인칭 시점의 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하는 과정에서 건축가는 ‘의뢰인’ 그들이 되어야 한다.

나를 찾아왔던 의뢰인들의 사연과 그 이야기는 건축의 중요한 단초이고 그 시작점 이다. 건축가는 빈 땅에 물리적인 건물을 단순하게 그리는 사람이 아니기에 집안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때로는 의뢰인들의 입장으로서 ‘빙의’가 되어야 한다. 마치 설계하는 과정에서 내가 건축주가 되어야 한다. “1인칭” 시점의 설계가 되어야 건축가는 좋은 집을 지을수 있다.

누구하나 한눈파는 이들이 없을때 강의하는 사람은 보람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박물관 관장님과 강의청탁을 했던 직원들의 감사인사를 받으며 마지막 강좌이후 뒷풀이

강의중간 쉬는 시간과 강의를 마친뒤 많은 수강자들이 내게로 왔다.. 개인적인 질문과 감사의 인사를 보내줬다. 두 시간동안 이였지만 내가 그들에게 어떤 시간을 채워줬는지 나도 궁금했지만 그들의 표정과 인삿말 속에 강의 청탁을 잘 수락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박물관의 직원이나 관장님으로부터도 “의인”이 된것 같은 대접을 받으며 광주에서의 이날 일정을 마무리 하였다.

 

몇일전 사무실로 건축 상담을 왔던 광주의 예비 건축주가 있었다. 내친김에 그 분을 뵙고 그 땅도 방문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지금은 그 분의 집을 설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