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서울시 강북구 번동 노을집(협소주택)  –  Completed
Beon-dong Sunset House Detached(Narrow) House 

건축주는 40대 초반의 젊은 부부이다. 아내는 10년 이상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 후 자신의 생활을 근무시간에서 퇴근 후 시간대로 관심을 바꾸게 되었다 한다. 일과 일로 만난 사람들이 아닌 본인과 남편을 삶의 중심에 두게 되었다. 결혼 후에 직장을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의도치 않게 전업주부가 되었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거환경에 관심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몇 번의 이사와 서울이 아닌 경기지역에 집을 장만할 뻔 했던 건축주는 집을 짓기 전에 살았던 집의 주거성능과 환경에서 느꼈던 단점들 때문에 집에 대한 관심을 점차 가지게 되었다. 건축주가 집짓기라는 단어를 목표로 두게 된 출발선은 회사를 관두고 남편과 함께 했던 94일의 유럽여행을 통해 다양한 각 나라의 다양한 주거환경과 분위기, 에어비앤비를 통해 묵었던 숙소환경을 통해 ‘나는 어떤집에서 살고 싶은거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그리고 묵는 내내 날씨가 좋아서 너무 아름다운 노을을 실컷 볼 수 있었고 그 중에서도 집안의 의자에 앉아서 감상했던 그때의 저녁하늘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때 우리집을 짓는다면 이런 하늘을 만나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서쪽 하늘에 창이 큰집을 짓자고 다짐하였다 한다.
이런 사연을 가진 건축주는 집지을 터를 알아볼 때부터 우리에게 몇 번의 문의를 하였다. 작은 협소주택을 짓기 위한 적당한 땅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부동산에서 소개해주는 몇 개의 땅을 가지고 왔던 건축주에게 우리는 2번 정도 토지의 매수를 권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중 우리에게 상담 받았던 내용을 토대로 지금의 주택용지를 매수 하게 된 것이다.

공사전의 대지는 아주 오래전에 지어진 단층짜리 구옥이 있었다. 대지의 경계선을 벗어나 땅보다 더 크게 자리잡고 있었고 시유지를 점유하고 지어진 집이였다. 지적도상의 대지의 형태는 완전한 삼각형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땅의 크기는 고작 16.7평이였다. 이런 작은 땅에서 건물의 배치는 이미 정해져 있다. 다만 출입구의 위치와 실내공간구성 배치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작은 땅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건축면적을 찾아야만 하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의 용적율을 찾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출구의 위치와 내부공간배치, 계단의 배치등에 따라 외부에서 보야지는 건물의 형태와 이미지가 결정이 된다. 작은땅에 여유가 없다보니 사실 주거로서의 기능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반시설이 집을 짓는데 제약조건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정화조는 굉장히 컴팩트해야 하지만 막상 땅에 자리 잡을 만한 여유가 없다. 또한 수도계량기도 설치해야할 땅이 부족하니 어딘가 묘수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건물 밖으로 배출되는 오하수나 우수처리에 관련된 맨홀과 배관의 경로가 건물주변으로 배치가 되는지도 고민이다. 보일러실은 위치에 따라 가스배관이 용이하거나 건물 전면에 노출되지 않을수도 있다. 건물의 규모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인 주차장은 너무 작은 땅이니 면제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야 했다.
1층에는 작은 상가를 두게 된 이유는 임대소득도 기대할 수 있으며 용도별 주차대수 산정식이 다르기 때문에 주택의 면적(50제곱미터 미만)을 최소화 하기 위한 선택이였다. 주택은 연면적에는 포함되지 않는 발코니와 다락등의 설치를 통해 내부의 물리적인 공간을 확보하였다. 2층에서 1층으로 벽이 사선으로 꺽여지는 부분은 정화조, 계량기 등을 설치할 땅의 면적을 확보하기 위한 디자인적인 요소이다.
이렇듯 이집은 땅의 모양을 그대로 받아들여 지어야 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 돋보이도록 고민한 집이였다.

2층 주거동간의 현관

입주전 1층의모습

이 주택은 내부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오로지 건물의 외벽만을 주요구조로 만들어야 했고 형태적으로도 자유롭고 강성이 큰 구조공법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건축주의 취향에 맞는 내부 마감을 적용하기 위해서 내부벽의 콘크리트 노출과 면처리를 통해 거친 마감을 적용하였다. 이와 반대로 외부의 마감은 STO 외단열공법과 밝은 화이트색의 로투산페인트를 적용하여 외부에서 보여지는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하였다. 이는 외부에서 집안으로 들어섰을 때 느끼는 반전 같은 것을 의도하였다. 내부의 색감이나 톤이 약간은 어두운 칼라가 적용이 되어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데 회색벽의 색감과 어우러지는 바닥의 타일색과 질감, 부분적으로 사용된 페인트의 색상과 조명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만들어진 공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의 구옥이 실제 대지보다 더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집이 지어질 터를 온전히 인지하지 못하고 설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인접대지의 다가구주택과의 대지 레벨차이가 있어서 기존 석축의 안정성을 확인하기가 곤란하였다. 자칫 시공과정 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등을 예측하기가 곤란하였고 자칫 공사비의 증액이 발생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도 있었다. 경사진 도로에 접한 땅이다 보니 상가의 출구와 주택의 출구가 다른 높이에서 형성이 되어 나뉘게 되었다. 시공사를 선정할 때에도 혹시 공사를 맡아주겠고 나서는 시공사가 없을까봐 설계하는 동안 미리 걱정하기도하였다. 주어진 예산이 타이트하여 시공 과정중에 발생할수 있는 변수를 최소화 하기 위한 관리가 가장 어려운 숙제였고 시공과정중에서 물리적으로 어려웠던 환경은 크게 존재하지 않았다.

건축주가 원했던 인테리어의 가장 큰 컨셉으로 Navy & Grey라는 단어를 제시해 주었다. 주로 무채색계열이 주를 이루고 부분적으로 네이비 색상의 칼라 포인트를 원하였는데 실내공간에 들어서면 약간은 차가운 느낌의 색상과 어두운 느낌의 색감을 구현하여 ‘집 같지 않은 느낌의 집‘을 만들고 싶어 하였다. 다만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공사비등의 이유로 인하여 내부 벽면의 grey는 별도의 마감공정을 하지 않고 콘크리트를 노출하여 구조체가 가지고 있는 색감을 그대로 살리는 것으로 대체 하게 되었다. 1층은 임대소득을 얻을수 있는 작은 상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입주후에는 작은 카페나 소규모 사무실이 입주하기를 기대하는 집과는 독립적으로 분리된 작은 공간이다. 2층부터 3층과 다락층까지가 건축주가 생활하는 주택이다 2층은 서재겸 주방공간으로 활용하고 벽으로 구획되지 않은 스튜디오 타입의 공간이다. 3층의 경우는 침실이 될 수도 있지만 작은 소파를 둘 수 있는 거실공간으로 활용하였다. 서측 벽면에 놓여진 오픈 욕조에서 저녁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창도 배치되어 있다. 2층과 3층에서 가장 큰창인 서향창은 외부에 전동 롤링셔터가 설치되어 있어 여름철 서향의 햇빛을 막아줄 수 있고 일몰 후 서측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중요한 창이다.
다락층은 주로 잠만 자는 공간인 부부침실로 활용하고 있다. 경사진 지붕의 천장이 그대로 노출이 되어 있어 천장고는 낮지만 침실로 활용하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다락에서 옥상 테라스로 바로 이어져 외부에서도 저녁하늘을 감상할 수 있어서 이 집은 오롯이 부부만을 위한 공간의 구성을 가지게 된다.
이 집을 짓기 위한 건축주의 취향이나 선택은 보편적이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예비건축주들이 꺼려하는 서향에 창을 크게 내어 저녁하늘을 감상하는 것이 집짓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 점, 어두운 톤의 내부의 색감으로 ‘집 같지 않은 집’의 느낌을 살려내고 싶어한 점. 모든 공간이 층으로 구분은 되어 있지만 막힘 없이 연결되어 있는 점 등이 특징일 수 있다.
어쩌면 건축주는 이집에서 살면서도 본인이 선택한 결정을 몸으로 체험하고 느껴가며 몸소 실험하고 있는 것 같다.

건축주를 만난지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첫 상담부터 했던 이야기는 ‘설계를 의뢰한 그 순간부터 입주까지 우리하고 1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될겁니다.‘ 라는 말을 했었다. 벌써 거짓말 같이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의뢰인은 입주를 마친 상황이다. 지난 겨울은 그리 춥지가 않은 탓에 날씨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무난하게 공사를 진행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공사의 노고가 있었고 건축주의 노력과 수고가 있었으며 건축가의 조언이 지속적으로 반복이 되면서 집이 지어졌다. 집짓기란 건축주 한 사람의 요구로서만 끝나지는 않는다. 시공사, 건축주, 건축가가 서로 요구하고 서로 반응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 집은 그 런 과정을 가졌고 무사히 지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집지을 토지를 매수하기전 건축가의 조언을 확인하기 바란다. 특히 도심지내 협소주택을 지을 목적일 경우에는 더욱 더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공사 환경이라던가. 일조, 향 등에 대한 제약 조건에 따라 원하는 집을 짓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땅으로 보러 발품을 파는 것 만큼이나 땅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건축가를 직접 만나기 위한 발품을 팔 수 있어야 한다. 건축주는 단순하게 원하는 요구사항만을 전달해서는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없다. 집은 전문가와 함께 건축주도 같이 짓는 것이다. 같이 고민하고 같이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 할 수 있어야 한다. 각자의 자기 자리에서 서로 존중 받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집을 지을 수 있으면 원하는 집을 가질 수 있다.
Project year : 2019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강북구 번동
지역지구 : 제1종일반주거지역, 도시지역
주용도 ;  단독주택, 제1종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56㎡(16.94평)
건축면적 : 33.37㎡(10.09평)
연 면 적 : 78.89(23.90평)
건 폐 율 : 59.58%(법정 60% 이하)
용 적 율 : 140.88%(법정 150% 이하)
건물규모 : 지상3층
주차대수 : 0대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건축마감재 : THK135 단열재 / STO 시스템  / THK42 로이삼중유리+PVC시스템 창호, 일부 알루미늄시스템창호
설계자 : (주)조한준건축사사무소 / 건축가 조한준
구 조 : 한길엔지니어링
기 계 : (주)지엠이엠씨
전기,통신 : (주)지엠이엠씨
시 공 사 : 케이에스하우징
설계기간 : 2019.07 ~ 2019.10
시공기간 : 2019.12 ~ 2020.05